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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큰 아들과 같은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올린 것이라 더 관심이 갔습니다. 드디어 이번에 아버지의 선물로 아이폰5를 가지게 되었다고, 사진과 함께 자랑을 한 것입니다. 그런데 그 사진의 아이폰에는 테두리에 글자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2014년도 서울대 신입생 OOO’ 


아마도 아버지가 공부 열심히 해서 서울대 꼭 들어가라고 그렇게 글자를 새겨서 아들에게 선물을 한 것 같았습니다. 좋기도 하겠지만, 부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에 꼭 가거라.”


우리가 흔히 아이들에게 하는 말입니다. 나도 우리 아들에게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말은 소망보다 탐욕에 가깝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라는 말은 학생에게 합당한 덕담입니다. 그러나 그 열심히 공부하는 것의 목표가 ‘대학’일 수 있겠는가 하는 것에는 의문이 듭니다. 좋은 대학과 덜 좋은 대학, 혹은 나쁜 대학이 무엇인지 그 기준을 말하는 것도 복잡하겠지만, 무엇보다 대학에 꼭 가야 한다는 강요가 아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까 걱정이 됩니다.


한 동안 생각을 하고 기도를 했습니다. 아이를 위해 기도할 때에, 나는 아이 보다 아이에 대한 나의 태도와 마음, 소망에 대하여 더 많이 기도 합니다. 내가 바른 생각과 신앙을 가져야 비로소 곁에 있어주는 부모로서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나름 생각을 정리한 다음에, 오늘 저녁식사 자리에서 큰 아들에게 공부하라는 당부와 함께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은 네가 자부심을 가지는 것이다. 스스로 실망하거나 한심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하라는 것이지 꼭 일류 대학에 들어가라는 말이 아니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생기고, 마음에 소망이 심어지면, 나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나는 너에게 그런 꿈이 나타나기를 기도 한단다...... 아빠는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 행복을 내일로 미루지는 말아라. 오늘 주어진 상황에서도 얼마든지 스스로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라. 오늘을 행복하게 살지 못하는 것은 결국 자기 탓이란다.”


소망은 사랑을 말리지 않습니다. 아이를 향한 소망이 강요와 간섭이 된다면, 그것은 소망이 아니라 욕심이기 때문입니다.

성경과 역사를 통해 확인하는 바와 같이, 사람의 욕심은 때때로 거룩한 이름으로 포장되어 더 큰 불행을 낳습니다. 소망이나 사랑과 같은 이름으로 포장된 욕심이 오히려 노골적으로 드러난 욕심보다 더 위험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늘 경계해야 하겠습니다.


어떤 말을 자녀에게 하기 전에, 그 말이 과연 소망인지 욕심인지 기도해 보십시오. 그 말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살펴가는 동안, 우리는 자녀가 우리를 되비치는 거울이라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거울 앞에서, 우리는 나를 아름답게 바꾸어야 비로소 거울 안의 자녀도 아름답게 변한다는 것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사랑하십니까? 알고 있습니다. 지극한 그 사랑이 자녀의 소망에 물을 주는 것이 되기를 바랍니다. 정말 그러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우리 부모들은 더 많이 자신을 위해 기도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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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akar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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