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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5 믿음은 그런 것이다


믿음은 미래를 선취(先取)하는 것이다.

한 마을에서 가뭄이 계속되었다. 마을 사람들은 예배당에 모여 하나님께 비를 구하는 연합 기도회를 드리기로 했다. 사람들은 빠짐없이 모였고 열심히 기도했다. 그러자 기적처럼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장대비가 쏟아졌다. 사람들은 예배당 문 앞에서 서성거렸다. 그 때, 한 아이가 장화를 신고, 우산을 쓰고 즐겁게 현관을 나섰다. 사람들은 그 아이를 보면서 뭔가 머쓱함을 느껴야 했다.

얼마 전에 누군가에게 스티븐 잡스와 오프리 윈프리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비전을 격려했다. 그랬더니 그의 말이, “나는 그렇게 훌륭한 사람이 아닌데요!”였다.

물론 그것은 현재에 사실이다. 그러나 미래에는? 스티븐 잡스나 오프라 윈프리는 처음부터 세계적인 명사가 될 운명을 타고 태어났다고 하던가? 오히려 우리보다 더 불운한 삶의 과정을 겪으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미래를 긍정하며 비전을 품었기에 오늘날의 그들이 된 것이 아닌가?

결국 인생은 믿음의 문제이다. 하나님도 믿지 못하고, 자기도 믿지 못하는데, 어떻게 세상을 변화시킬 능력이 나오겠는가? 어떻게 가치 있고 감동적인 인생을 만들어 나갈 수 있겠는가?

요즘의 젊은이들에게 특히나 유감인 부분이 그것이다.

내가 어린 시절에는 부모가 가난해도 아이는 꿈이 컸다. 더 열심히 공부해서 운명처럼 지긋지긋한 가난을 극복해 보겠다는 강단(剛斷) 있는 아이들, 젊은이들이 적지 않았다. 그들은 코피를 쏟는 것을 자랑으로 여겼고, 물로 배를 채우고도 하늘을 가슴에 품었다.

그러나 요즘은 너무 쉽게 운명을 받아들인다. 오히려 요즘이 더 미신(迷信)적인 시대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다만 무당과 점쟁이가 아니라, 학벌과 재산에 대한 과도한 맹신(盲信)이 시대를 점령하고 있는 것이다.

 

하루는 내가 기도를 하다가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였다. 목회는 힘들고, 사람들은 변하지 않고, 미래는 불투명했다. 불안하게 생각하는 모든 것들을 입으로 토하며, 나 자신에 대하여 연민에 가득 찼다. 세상에서 내가 가장 불쌍했다!

한참을 그렇게 슬퍼하며 괴로워하고 있는데, 갑자기 주님의 음성이 조용히 마음에 들려왔다. 

”나는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현재에 고생을 해도 긍정적인 미래가 보이면 불행하지는 않다. 문제는 우리에게 그런 미래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인데, 그것은 전적으로 우리의 약함이다. 하지만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보이지 않는 미래를 절망스럽게만 보는 것은 약함의 차원이 아니다. 그것은 악함이다.

무지는 약함(弱)이지 악함(惡)은 아니다. 그러나 그 무지가 반드시 불행에 대한 기대로 가득 찰 필요는 없다. 여기서부터는 분명히 우리가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하는 악함의 영역에 들어서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결정하시기까지 우리는 기다려야 한다. 그 대답을 듣고 염려를 하고, 걱정을 해도 늦지 않는다. 너무 빨리 우리 자신의 목소리를 높인 나머지 우리가 우리의 미래를 스스로 다 결정하는 것은 결코 바른 믿음의 태도가 아닌 것이다.

하나님이 찾으시는 사람은 믿음이 있는 사람이다. 열 가지 못하는 무능함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잘 하는 한 가지가 중요하다. 그것을 내게 주신 하나님을 신뢰하고, 그것에 미쳐서 10년만 살아보라!

실패보다 나쁜 것은 실패만 생각하는 정신이고, 실패를 운명처럼 받아들이고 순응하는 우리의 태도이다. 왜 하나님을 믿는다는 사람들이 그처럼 나약한가? 왜 자기 자신을 학대하고, 폄하하는 생각을 멈추지 않는가?

스스로 불쌍하다고 여길지 모르지만, 그런 우리의 태도로 인하여 가장 많이 슬퍼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은 아직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다. 모든 말은 내가 혼자 했다. 그 말을 믿고 사는 내가 불쌍할 뿐이다.

하지만 기도와 말씀은 하나님의 음성을 들려준다. 그 안에서 우리는 꿈을 품고, 자기를 기대하게 된다. 현실은 평범하지만, 나도 위대한 인생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품고 살게 한다. 믿음이란 그런 것이다. 샬롬~

Posted by makar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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