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나무 아래서>
흐드러진 꽃잎에 걸려
길 옆에 섰더니
팔랑거리는 꽃바람은
누이의 입술 같아
무슨 사연이 저리도 많아서
숨 쉴 틈도 모를까
나무는 꽃을 토하고
꽃은 추억을 뿌리고
같이 걸었던 내 사람은 이제
천 리 밖,
잎이 나오면 꽃이 지듯
우린 살고 있구나
봄날은 흐른다
꽃은 날린다
사랑은 사무치게 그리워
가슴에 자국 남기니
이 길에 서성이다 돌아서면
다시 그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