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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22 진정 응답을 기대하는가?



<투명인간>으로 유명한 작가, H.G. 웰스의 단편소설 중에 <어느 대주교의 죽음>이라는 작품이 있다.

어느 성당에 기도를 잘 한다는 대주교가 있었다. 그는 젊은 날에 사제로 성당에 부임한 이후로 30년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서 정해진 만큼의 기도를 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그는 결코 기도를 거르지 않았다. 심지어 그가 음식을 먹고 체해서 자리에 누웠을 때에는, 사람들이 오늘이야말로 이 기록이 깨어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기도시간에 아픈 몸을 이끌고 기도의 자리에 나타난 대주교를 보면서 사람들은 경악했다. 

이 대주교의 30년 기록은 아무도 깨지 못할, 자랑스러운 기록이었다. 사람들은 대주교를 존경하며, 부러워하고, 칭찬했다.

또한 대주교의 기도솜씨는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그가 두 손을 들고, 애절한 목소리로 기도할 때에 듣는 사람들은 감동했고, 그 깊이에 놀랐다. 대주교의 기도하는 모습은 마치 모세나, 엘리야나, 예수님의 그것과 같았다. 그런 기도를 구경하기 위해서 먼 곳에서 순례자들이 찾아올 정도였다. 

그러던 어느 날, 이 대주교가 심장마비로 죽었다. 그것도 기도 시간에 죽었다.

그날도 거룩한 복장을 하고 예배당의 기도자리에서 “오, 거룩하신 하나님!”하고 기도를 시작했다. 그러자 “오냐, 왜 그러느냐?”라는 음성이 하늘에서 들렸던 것이다. 평생 처음 들어보는 하나님의 목소리에 놀라서 대주교는 심장마비를 일으켰다. 결국 그는 그 자리에서 죽었다.


초등학교 시절, 시험문제 중에서 서로 상관 있는 것끼리 줄로 이으라는 문제가 나왔다. 문제의 의도를 알지 못하면 엉뚱한 것이 서로 이어진다. 그러나 문제의 의도를 아는 사람은 아주 쉽게 서로 짝을 이루는 것을 찾는다. 그냥 따로 떼어놓고 볼 때에는 전혀 관계가 없을 것 같았던 것들이 서로 선을 긋고 함께 생각하면 분명한 의도와 함께 조화를 보여준다.

우리는 기도하며 산다. 그것을 쉽게 설명하면 우리의 소원과 하나님의 응답을 줄로 잇는 과정이다. 우리 기도의 대부분은 환경이 변하게 해달라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주시는 응답의 대부분은 우리가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둘의 충돌 속에서, 우리가 바른 정답을 찾아내는 과정이 바로 기도하는 과정이다.

그래서 기도하는 사람은 예민해야 한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공중에서 들리는 음성으로 우리에게 해답을 주시는 경우는 아주 드물지만, 환경과 사건들을 통해서 우리를 해답으로 인도하시는 경우는 아주 많기 때문이다.

기도하는 중에 일어나는 사고, 기도하는 중에 생겨나는 다툼, 기도하는 중에 겪게 되는 어려움은 모두 응답의 과정이다. 그 안에 깊이 음미하고 우리가 깨달아야 할 의미가 숨어 있다.

그런데 기도하는 사람이 종종 너무 무디고 미련하다는 것을 경험한다. 그들은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처럼, 기도하고는 그 사실을 모두 잊어 버린다.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기 보다는 그저 억울해하고, 흥분하고, 낙심하는 것을 보면, 과연 하나님을 믿고 응답을 구하는 사람인가 의구심이 생기곤 한다.

믿음이 없으면 30년을 기도해도 소용이 없다. 그런 기도가 사람들에게 자랑은 될지언정 자신과 하나님의 관계를 친밀하게 만들지는 못한다. 결국 그의 기도는 경건의 모양만 있고 그 능력이 없는 허울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기도하면 반드시 응답을 기대하라. 응답을 기대한다면, 삶의 순간순간을 민감하게 깨어 있어야 한다. 하나님이 어디서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놀라지 말고 순종할 수 있도록, 온 맘과 귀를 그분께 집중해야 한다. 그것이 응답 받는 기도의 조건이다. 

샬롬~

 

Posted by makar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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