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쉬운 길로 가지 마라! makarios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896)
목회 (632)
인생 (179)
동경in일본 (35)
혼자말 (50)
추천 (0)
11-26 01:34
Total
Today
Yesterday

달력

« » 2024.11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우리는 아직 죄인이다

- 세월호의 희생자를 추모하며...



얼음 같은 바다에서

돌아오지 못한

우리 새끼들의 얼굴이 보고 싶어

나부끼던 노란 깃발은

죄 많은 애비애미의 얼굴과 함께

낡고 헤어졌다

한 해가 다 가도록 우리는 너희 앞에

죄인이다, 이 모순의 땅에서

탐욕도 거짓도 걷어내지 못한

무능하고 초라한 어른이다

맘몬을 위해 자식도 바쳤다는

가나안의 미신처럼

경제와 번영의 이름으로

너희들의 시신을 덮으려는 어둠의 표정은

얼마나 추악하고 해괴한가


아들아, 네 낡은 교복의 냄새가

봄꽃처럼 그립다

딸아, 네 고운 목소리 지껄임이

숨구멍처럼 간절하다


그래서 살아도 사는 게 아니다

이런 땅에선 죽어도 죽을 수가 없다


얼음 같은 바다에서

내 새끼 푸른 이름 꺼내 놓기까지

침몰한 진실을 인양하기까지

우리 모두 평화를 얻기까지

우리는 죄인이다,

너희와 우리의 창조주 앞에서

도저히 할 말 없는 죄인이다


여전히,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우리의 얼굴이 이래서 미안하다







 

'혼자말 > 靑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 당신을 보았습니다  (0) 2015.01.26
세월(世越 : 경계를 넘다)  (0) 2014.05.30
산 마르크 카페에서  (0) 2013.10.12
들풀에게 물어라  (0) 2013.10.12
그루터기  (0) 2013.06.13
Posted by makarios
, |